멜번 시티 이틀 여행, 걸어서 완벽하게 즐기기!! 의 후속편으로, 2일차 여행지 (Queen Victoria Market / Melbourne Museum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 Fitzroy Gardens)를 상세히 적어 보았습니다.
여행하시며 가는곳마다 참고해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뜻 깊은 멜번 여행이 되기길 소망합니다!!
✅ 퀸 빅토리아 마켓 (Queen Victoria Market)
멜번을 여행하다 보면 화려한 고층 빌딩과 세련된 카페 골목 사이로 때로는 아주 생생한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만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퀸 빅토리아 마켓(Queen Victoria Market)입니다. 현지인들은 줄여서 ‘빅마켓’이라 부르며, 단골 손님부터 관광객까지 매일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멜번 사람들의 삶과 애정이 녹아 있는 대표적인 전통 시장입니다.
퀸 빅토리아 마켓의 역사는 19세기 멜번의 성장기와 함께 시작됩니다. 1837년, 멜번이 도시로서 기반을 잡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1878년, 지금의 위치에 정식으로 시장이 문을 열며 ‘퀸 빅토리아’라는 이름을 얻었고, 이는 당시 영국 왕실의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시장은 멜번의 빠른 도시화와 함께 규모를 확장하며 오늘날 남반구 최대 규모의 오픈 에어 마켓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가치만큼이나 독특한 점은 이 시장 부지 일부가 과거 멜번의 공동묘지였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시장 확장 과정에서 묘지를 옮기고 그 위에 새로운 파빌리온을 세우며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런 배경 덕분에 퀸 빅토리아 마켓은 단순한 시장을 넘어 멜번의 도시 발전사와 서민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곳의 매력은 단연 그 활기찬 분위기입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향긋한 허브, 신선한 해산물, 정육 코너, 그리고 현지 공예품과 기념품까지 카테고리가 무궁무진합니다.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물 중 하나는 바로 American Doughnut Kitchen의 도너츠 트럭입니다. 갓 튀긴 따끈한 잼 도넛은 어린 시절의 추억 같은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또 시장 안에 숨겨진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Market Lane Coffee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커피 스팟으로, 도넛과 함께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금세 멜번 로컬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수요일 저녁에는 ‘빅 마켓 나이트 마켓’이라는 야시장 이벤트가 열리는데, 현지 푸드트럭, 라이브 음악, 스트리트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낮과는 또 다른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멜번 여행 중 하루쯤은 조금 일찍 일어나 퀸 빅토리아 마켓을 찾아보세요. 도심 고층 빌딩 사이에서 느끼는 ‘삶의 활기’와 ‘서민의 정’을 동시에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선한 과일 한 봉지, 도넛 하나,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분명 멜번 여행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을 것입니다.
📍 주소: Queen St, Melbourne VIC 3000
✅ 멜번 박물관 (Melbourne Museum) & 칼턴 가든(Carlton Gardens)
이곳은 호주를 대표하는 자연사·문화사 박물관으로, 빅토리아 주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멜번의 변천사를 가장 종합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멜번 박물관의 뿌리는 19세기 멜번의 급격한 도시 성장과 함께 시작됩니다. 1854년, 멜번은 골드러시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로 떠오르며 ‘지식과 문화의 중심지’를 표방하고자 첫 자연사 컬렉션을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이후 여러 전시와 컬렉션이 계속 확장되며 빅토리아 주립 박물관 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현재의 현대적인 박물관 건물은 2000년 10월에 문을 열어 전 세계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멜번 박물관은 세계적 건축가 덴튼 코커 마샬(Denton Corker Marshall)이 설계한 건물로, 바로 옆에 위치한 세계문화유산 ‘로열 전시관(Royal Exhibition Building)’과 함께 멜번의 대표 문화 단지로 꼽힙니다. 로열 전시관은 19세기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역사적 건물로, 현대적이고 모던한 박물관 건물과 고풍스러운 전시관이 공존하는 풍경 자체가 이미 한 편의 도시 건축 스토리를 말해줍니다.
멜번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규모에 압도되는 넓은 로비와 자연광이 가득한 전시 홀입니다. 이곳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흥미롭게 돌아볼 수 있도록 테마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단연 공룡 전시관(Dinosaur Walk)입니다. 실제 크기의 공룡 골격 화석과 생생한 모형은 어린이 방문객은 물론 어른에게도 호기심과 감탄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또한 빅토리아주의 자연생태를 그대로 재현한 Forest Gallery는 실내에 거대한 숲을 조성해 도심 한복판에서 살아있는 나무와 새, 파충류를 직접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토착민 문화와 역사를 다룬 First Peoples 전시관은 호주 원주민의 삶과 정신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코스입니다.
이 밖에도 멜번의 도시 발전사와 산업화, 사회운동까지 폭넓게 다루는 Melbourne Story 전시는 멜번이라는 도시를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역사적 맥락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특히 실제 옛 멜번 트램 내부를 재현해놓은 공간은 많은 관람객들이 기념사진을 남기는 인기 포토존입니다.
멜번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교육과 체험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주말마다 열리는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과 과학 쇼, 특별 기획전 등은 가족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관람 후에는 박물관 내부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거나, 박물관 숍에서 호주 문화가 담긴 예쁜 굿즈를 쇼핑해보는 것도 즐거운 코스입니다.
무엇보다 멜번 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옆에 펼쳐진 칼턴 가든(Carlton Gardens)입니다. 전시를 둘러본 후 칼턴 가든의 넓은 잔디밭과 아름다운 분수, 나무 그늘 아래서 피크닉을 즐기며 여행의 여유를 만끽해보세요.
특히 봄과 가을엔 꽃이 만발해 사진 찍기에도 완벽한 장소가 됩니다.
멜번 박물관은 멜번의 오늘을 만들기까지의 수많은 이야기와 호주의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가족,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 가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한 곳이죠. 바쁜 시티 투어 중 하루쯤은 시간을 넉넉히 잡고, 지적 호기심과 여행의 여유를 동시에 채워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주소: 11 Nicholson St, Carlton VIC 3053
✅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Saint Patrick's Cathedral)
멜번의 북동쪽 도심 가장자리, 고층빌딩의 숲과 현대적인 거리 풍경 사이에서 우아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고딕 양식의 걸작이 있습니다. 바로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Saint Patrick’s Cathedral)입니다. 멜번을 대표하는 종교 건축물이자, 오스트레일리아 가톨릭 공동체의 신앙 중심지로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멜번 시민과 함께해온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입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의 기원은 19세기 멜번의 급격한 인구 증가와 금광 붐과 함께 시작됩니다. 1830년대 이후 멜번은 영국, 아일랜드에서 이주해 온 가톨릭 신자들로 인구가 크게 늘어났고, 자연스레 대규모 성당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858년부터 대성당의 건축이 시작되었으며, 완공까지는 무려 7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대성당의 이름은 아일랜드계 이주민들이 많았던 당시 멜번의 사회상을 반영해 아일랜드의 수호 성인인 성 패트릭(St Patrick)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습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은 영국 고딕 부흥(Gothic Revival)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호주 전역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와 장엄함을 자랑합니다. 외벽을 둘러싼 뾰족한 첨탑과 뾰족 아치, 섬세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럽 대성당 못지않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높이 솟은 중앙 첨탑과 두 개의 종루는 멜번 어디서든 눈에 띄어 도시 풍경의 중요한 랜드마크 역할을 합니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고요하고 경건한 공기가 방문객을 감싸안습니다. 길게 뻗은 대리석 통로, 빛을 받아 화려한 색으로 반짝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특히, 2~3pm 압권), 세밀하게 조각된 목재 제단과 고딕식 기둥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그 웅장함과 섬세함에 숨이 멎을 듯한 경외감마저 느껴집니다. 주보좌석 뒤쪽의 오르간은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와 음질을 자랑하며, 주요 미사나 연주회 때마다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져 방문객들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이 대성당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멜번 교구의 주교좌 성당으로서 중요한 종교 행사가 치러지는 살아있는 신앙의 공간입니다. 일상 미사 외에도 성대한 결혼식, 추모 예배, 대규모 축일 미사가 진행되며 멜번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을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행객이라면 내부를 둘러볼 때 경건함을 잃지 않는 것이 에티켓입니다.
관광객에게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 경관입니다. 성당 뒤편으로 이어지는 푸르른 잔디와 나무길은 성당의 고딕 건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에서 잠시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바쁜 여행길에 소중한 평화와 깊은 사색의 시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주소: 1 Cathedral Pl, East Melbourne VIC 3002
✅ 피츠로이 가든 (Fitzroy Gardens)
멜번 도심 한가운데를 조금만 벗어나면 복잡한 트램과 빌딩 숲에서 벗어나 마치 영국의 고전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우아하고 고요한 공원이 펼쳐집니다. 바로 멜번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 중 하나인 피츠로이 가든(Fitzroy Gardens)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도심 공원을 넘어, 멜번의 역사와 자연미, 그리고 일상을 품고 있는 살아있는 도시의 정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피츠로이 가든의 역사는 멜번이 본격적으로 도시로 성장하던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48년, 영국에서 이주해 온 초기 도시 설계자들은 멜번이 빠르게 산업화되는 동안에도 도심 속 주민들이 숨 쉴 수 있는 ‘녹지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피츠로이 가든입니다. 이름은 당시 영국의 정치가이자 빅토리아 주 총독이었던 찰스 피츠로이 경(Sir Charles FitzRoy)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습니다.
설계 초기부터 피츠로이 가든은 영국식 풍경 정원의 미학을 반영해 조성되었습니다. 인공적으로 직선의 도로와 건물들로 빼곡한 도심과 대조되게, 부드럽게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책로, 조각상과 분수, 울창한 나무 터널이 배치되었습니다.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도심에서 가장 고즈넉하고 고전적인 정원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많은 현지 주민들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소풍을 즐기거나 산책을 하며 여유를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피츠로이 가든의 가장 큰 매력은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된다는 점입니다. 공원 입구를 장식하는 푸른 대리석 분수부터, 호주 원산의 고목과 야자수길, 잔디밭 위로 부드럽게 드리워진 나무 그늘까지. 마치 유럽 궁정의 왕립 정원을 연상시키는 잘 다듬어진 잔디와 화단은 사계절 내내 다른 색으로 공원을 물들입니다. 특히 봄과 가을, 꽃이 만개하는 계절이면 피츠로이 가든은 도시 한가운데서 가장 낭만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피츠로이 가든의 숨은 보석 중 하나는 바로 쿡스 코티지(Cook’s Cottage)입니다. 이 작은 벽돌집은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의 부모님 집을 영국에서 해체해 그대로 멜번으로 옮겨와 복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리지널 18세기 영국 농가 주택을 호주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여행자들이 발길을 멈춥니다. 내부는 당대의 생활 모습을 재현해 전시하고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듭니다.
피츠로이 가든에는 어린이를 위한 페어리 트리(Fairy Tree)와 미니 컨서버토리(Conservatory)도 또 다른 즐길 거리입니다. 페어리 트리는 실제 오래된 나무 기둥에 요정과 작은 동물들이 조각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동화 같은 상상의 세계를 선물합니다. 컨서버토리는 작은 온실로, 계절마다 다양한 꽃 전시가 열려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여행 중 잠깐이라도 여유를 갖고 싶다면 도심에서 가장 ‘영국적인 정원’이라 불리는 이곳을 꼭 걸어보십시오. 분주한 멜번 속에서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녹지 공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 주소: Wellington Parade, East Melbourne VIC 3002